총선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미얀마 실권자의 아웅 산 수 치(Aung San Suu Kyi) 미얀마 국가고문이 구금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묘 뉜(Myo Nyunt) 집권 민주주의 민족동맹(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대변인을 인용해 원 민(Win Myint) 대통령과 NLD의 고위 인사들도 역시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묘 뉜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성급하게 대응하지 않길 바란다. 법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면서 자신도 곧 구금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번 구금이 최근 미얀마 군부가 총선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 가능성을 제기한 이후에 벌어졌다고 언급했다. 반면 AFP 통신은 수치 고문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미얀마군은 지난해 11월 총선이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의 압승으로 끝난 것에 대해 부정 의혹이 있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군 대변인인 조 민 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특정 상황에서는 헌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미얀마군이 쿠데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군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군부는 같은 날 공식 성명을 내고 “군은 미얀마 헌법을 보호하고 준수할 것이며, 법에 따라 행동하겠다”며 최고사령관이 언급한 ‘헌법 폐지 발언’은 언론 및 일부 단체가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이런 방향 선회는 유엔과 현지 외교단의 잇따른 우려 표명 때문으로 보인다.
미얀마군의 쿠데타 시사에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17개 미얀마 주재 대사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내달 1일 평화로운 의회 개회 및 대통령 선출을 고대한다”며 “총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미얀마의 민주주의 이양을 지연시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59%인 390석을 차지하며 50년 이상 지속된 군부 집권을 종식하고 문민정부를 수립했고, 지난해 11월 8일 실시된 총선에서도 압승해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