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땅 잇단 개발 전제 매각…이마트 가양점·롯데마트 6곳

2020-12-16 16:11
  • 글자크기 설정

이마트, 매각 후 재입점…자산 효율화·리뉴얼 동시에

롯데마트, 안 되는 비수도권 6곳 개별 매각 처리

대형마트가 잇따라 개발 전제 점포 매각에 나선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현금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6일 이마트는 가양점을 매물로 내놨으며, 주관사 선정 단계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외 부동산 자문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산 효율화 차원"이라며 "다만 이마트 사업의 본질은 대형마트 운영이기 때문에 가양점 부지 재개발 후 점포 영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이마트는 대부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택해왔다. 지난해에도 직접 보유 중인 13개 점포를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해 약 1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장기 임차를 내세워 순조롭게 유동화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이마트 제공]

하지만 이번엔 폐점 후 개발을 전제로 진행한다. 다만 타 업체와 다르게 단순 폐점이 아닌 가양점 부지 재개발 이후 재입점하는 조건이 이번 거래에 포함됐다.

이는 이마트의 '리뉴얼'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대형마트 업계가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견디는 것과 달리 '그로서리'와 '체험형 매장'을 내세운 리뉴얼 매장을 위기 돌파구로 제시했다.

경쟁사의 구조조정이 집중되면서 폐점을 하기보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에 한창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폐점 점포는 모두 이마트와 인접한 경쟁 상권 점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쟁사가 20개 점포를 구조조정한다고 가정할 시 기존점 성장률은 많게는 2.9%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는 연초 리뉴얼을 위해 올해 총 투자의 30%에 해당하는 2600억원을 예산으로 편성하고 140개 점포 중 30%를 리뉴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효율이 떨어지는 매장을 폐점하기보다는 리뉴얼과 매장 공간 재개발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생존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입장에선 가양점 개발 전제 매각 후 재입점은 자산 효율화를 꾀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리뉴얼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묘수나 다름없다. 가양점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주거시설로 탈바꿈할 동안 긴 호흡으로 전략을 짠 후 시장 분위기에 맞춰 점포를 세팅할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 입장에서도 주거시설에 대형마트가 동반되면 개발 잠재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선호할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도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롯데리츠를 활용한 세일앤리스백을 활용해 온 롯데쇼핑은 이번엔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6개 점포를 폐점 후 개발 전제로 정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에비슨영을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계약 체결 후 개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롯데쇼핑이 책임 임차할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철거 후 개발이 이뤄진다.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의 앞날이 불투명하자, 안 되는 점포는 빠르게 접고 온라인 사업으로 마중물을 투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중장기적으로 244개 점포를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 올해 3분기까지 88개 점포를 정리했다. 롯데쇼핑은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은 롯데마트 점포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마트 부문에서 매출 6조3306억원,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2%밖에 늘지 않았고, 영업손실은 더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상황이 안 좋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 30억원을 냈다. 3분기까지 매출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실적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된 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문을 닫아야하는 위기 상황이다. 4분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경우 개발 전제 매각이기 때문에 매수자와 협의에 따라 거래 조건이 바뀔 수 있다"면서 "비수도권이라 지역별 요충지에 자리한 만큼 주거단지가 아닌 다른 형태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수장이 올해 바뀐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