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일단 내수에 기대어 위기를 넘긴 뒤 미국 의존형 수출입 구조를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는 '쌍순환(雙循環)' 전략이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초반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결과지만 여전히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1분기 -6.8%까지 추락했다. 2분기에는 3.2%로 반등에 성공했고 3분기 들어 회복세가 더 빨라졌다.
소비가 살아난 게 성장률 상승의 최대 요인이다. 3분기 소매 판매액은 작년 동기보다 0.9% 늘어나 올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9월 소매 판매액이 3.3%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1.8%)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 회복의 바로미터인 서비스업 호조도 눈에 띈다. 3분기 서비스업 생산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생산과 투자 활동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3분기 산업생산은 5.8% 늘었는데, 특히 9월엔 6.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3분기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8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9월 들어 반전했다.
생산 증가를 수요 확대가 흡수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기업이 다시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기대했던 그림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이후 "국내 대순환을 위주로 국내·국제 쌍순환이 상호 촉진되는 구조"를 새로운 발전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른바 쌍순환론이다.
이 전략의 필요조건인 국내 대순환, 즉 내수 활성화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잔뜩 위축됐던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의미다.
류아이화(劉愛華)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3분기 중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대부분 플러스로 돌아섰다"며 "중국 경제의 활력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이어 "4분기를 포함해 올 한 해 성장세를 유지할 기초가 갖춰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쌍순환 전략은 14억 인구의 광활한 내수 시장에 기대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한 뒤 수출입 구조를 개선해 경제 자립을 이룬다는 게 골자다. 내수 안정의 다음 단계는 수출입 구조를 첨단 산업 위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첨단기술 확보라는 함의를 지닌다.
중국의 3분기 수출입 규모는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9월에는 수출액이 8.7% 늘어난 데 이어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수입액도 11.6% 급증했다.
내수 소비 확대와 더불어 미국의 금수 제재가 시행되기 전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사재기한 게 수입 깜짝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의 대중 압박에 맞설 대응책을 얼마나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는지에 따라 4분기 성장률은 물론 쌍순환 전략의 성패가 달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