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의사 국가고시(국시) 응시를 거부했던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에 대해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재응시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하는 데 이어 의대생의 사과 입장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것과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몇 명의 사과만으로 (국시 재시험 기회 부여에 대한)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어 지역별로 공보의가 필요한지 여부 등을 검토해 대택을 마련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인턴이 하는 역할을 레지던트가 일부 맡을 수 있고 전문간호사들도 일부를 대체할 수 있도록, 또 더 나아가 입원 전담의를 대폭 늘려서 인턴이 하는 역할을 대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실기시험에 응시한 본과 4학년 학생은 전체(3172명)의 20%도 안 되는 446명에 불과하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면서 ‘예비 의사’인 의대생이 국시 응시를 거부한 탓이다. 그러나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정책을 원점으로 재검토하기로 한 의정 합의를 진행했고, 전공의(인턴·레지던트)와 전임의도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자, 의대생들도 입장을 바꿔 국시를 응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교수진들은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이 이날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 문제 해결을 위한 민원을 신청한 바 있다. 이튿날엔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 및 원장들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권익위와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