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오시게. 창덕궁은 조선 왕들이 가장 사랑한 궁궐로..."
5G 스마트폰에서 '창덕아리랑(ARirang)' 앱을 실행한 후 창덕궁 금천교를 향해 비추면 섬광이 일어나면서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나타난다. 해치는 "따라오시게"라며 창덕궁의 금천교부터 인정전, 희정당, 후원입구까지 총 12개 코스를 안내해준다.
창덕궁은 1405년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이 건립한 궁궐로, 1997년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마케팅그룹장은 "이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 모델 사업이라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5G 기술의 혜택과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접근했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덕ARirang을 통하면 출입이 제한된 후원을 엿볼 수 있다. 후원 입구에 도착하면 AR 속에 신비로운 문이 생기고, 그 문에 발을 디디면 고즈넉한 후원 주합루 2층으로 순간이동한다. 마찬가지로 보존을 위해 출입이 통제된 희정당의 내부도 360도 고화질 가상현실(VR)로 둘러볼 수 있다.
또 낙선재 안마당에 들어서면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AR에서 실제처럼 관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인정전 마당에서 AR 속 왕·왕후와 함께 사진 찍기, 낙선재에서 AR 활쏘기, 숙장문에서는 AR 연날리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속 해치는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목소리만 들리기 일쑤였다. 스마트폰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고정해서 다니지 않으면 해치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듯했다. 이 서비스의 주 타깃인 어린이와 장애인이 계속 집중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창덕ARirang은 SK텔레콤의 첫 번째 5G MEC 기반 기업-소비자 간(B2C) 서비스다. MEC는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관제 등 초저지연 성능을 높이는 5G 기술이다. 실제 창덕궁 관람객의 5G 스마트폰이 근처에 설치된 MEC와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약 60% 개선된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구글과 영국의 개발 제작사인 넥서스 스튜디오, 한국의 AR 개발사 시어스랩과 협력했다. 구글 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인 'AR코어(Core)'를 통해 실감형 AR 서비스를 개발했다. 최신 AR 기술인 클라우드 앵커, 라이팅 에스티메이션 등을 접목했다. 아울러 숙장문, 낙선재, 후원입구, 인정전 뒤뜰 등 창덕궁 안 6곳에 5G 기지국 12식을 구축했다.
창덕ARirang은 5G 전용 서비스로, 갤럭시S10 5G, LG V50 5G, 갤럭시 노트10+,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지원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5G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은 안내용 디바이스를 연말까지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