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조 시장 잡아라”…대형병원들 ‘언택트‧스마트화’ 가속

2020-07-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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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빅5 세브란스, AI 챗봇 시작

서울아산병원도 KT 등과 솔루션 협업

AI‧로봇 활용 스마트 병원 전환 앞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형병원들이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 병원 전환에 가속 폐달을 밟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환경 전환에 인공지능(AI) 챗봇과 의료진 전용 협업 메신저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AI와 로봇도입으로 자동화를 꾀한 디지털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스마트 의료인프라 지원에 팔을 걷고 지원에 나섰다.

20일 베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병원 시장 규모는 연평균 24.03%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288억9000만 달러(155조144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병원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병원은 입원환자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의료기관 간 협진이 가능한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반의 인프라를 갖춘 병원이다.

우선 대형병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서비스 제공이 산업 곳곳에 필수로 자리 잡자 AI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환자유치에 나섰다. 이른바 빅5 병원 중에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지난 6일 AI 챗봇 서비스 ‘세라(SERA)’를 도입하며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환자는 병원 홈페이지 등에서 세라를 이용해 세브란스병원의 안내, 예약, 원무, 외래, 검진 등 서비스를 직원과 접촉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 

기존에 챗봇 서비스 활용의 선두주자였던 한림대의료원은 한림대성심병원를 비롯해 한림대강남성심병원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으로 적용을 넓혔다.

올해 초 삼성서울병원이 KT와 협업하며 스마트 병원 구축에 나선데 이어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KT와 현대로보틱스, 한국IBM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손잡고 스마트 병원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다. 아산병원은 KT, 현대로보틱스와 스마트 병원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구체적으로 △영상 솔루션을 통해 선별 진료소 방문 환자와 병원 진료실을 연결하는 ‘원내 감염관리 언택트 진료’ △웨어러블 디바이스‧IoT 센서‧의료 전용 영상 솔루션으로 입원 환자 위치와 건강 상태를 파악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대면 실시간 케어(스마트 환자 관리)’ △병원 내 물품‧자산 관리를 로봇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 관리 솔루션’ 개발 등이다.

한국IBM과는 AI 기반으로 한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실제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환자 병상 배정과 내원 환자 예약 등록, 의료진 회진 동선 등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꾀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일부 병원들이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접촉 최소화에 중점을 두는 기기들을 도입하고 있다”며 “크게는 스마트 병원으로 가는 모습인데, 스마트 병원 전환은 시대 흐름이다. (우리 병원은) 스마트 병원 구축으로 환자 맞춤 치료 서비스를 제공해 가장 안전한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 팀즈(Teams)를 본원과 병원 네트워크 전체에 구축, 병원 내 협업 환경을 높이고 비대면 의료 서비스 표준을 만들겠단 방침이다. 여기에 외래진료센터 ‘대한외래’에 LG전자에서 만든 자율주행 ‘LG 클로이 서브봇’을 도입해 로봇이 혈액 검체·처방약‧소모품을 운반하도록 했다.

분당서울대병원도 로봇과 IoT를 이용해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하고 의료진의 안정성을 높였다. 항암제 조제로봇은 고위험 약물인 항암조제를 담당하는 약사들의 조제 업무 부담을 줄이며, IoT 관리시스템으로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약품냉장고의 온도‧습도 상황 등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일각에선 병원이 스마트 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환자 데이터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병원간 공유된 의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레몬헬스케어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선 환자의 정보가 병원간 연동이 제한적이다. 레몬헬스케어는 환자용 앱 서비스를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절반 가까이에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등 다른 산업에서 시스템을 통합하면 최대 1년이지만, 병원에서 시스템 통합하면 수년이 걸리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컨대 국내 기업들이 선보인 진료 예약 및 결제를 진행하는 환자용 앱을 도입하는 병원이 많은데 여기 기록된 데이터가 병원간 연동이 안 돼 효율적이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런 앱에 쓰는 정보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하겠단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러 산업에 밀려 수년째 지지부진 이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감염병 대응 솔루션(원격중환자실‧스마트 감염관리‧병원 내 자원관리)에 집중하고,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을 구축한다. 격리병실이나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환자의 영상정보를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해 환자 상태를 관리하고,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과 없는 병원 간 협진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스마트병원을 2022년까지 9개, 2025년까지 18개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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