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군수 박정현)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능산리 사지 옆 기존 정비구간부터 그 아래 옛 국도까지 그동안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부여 나성 성곽 170m 구간에 대한 정비를 개시한다.
현재 나성 정비는 동문지 주변 산과 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에 정비를 시작하는 구간은 동문지 북쪽 옛 국도와 연접한 지역으로 성돌(성을 쌓는데 사용하는 돌) 대부분이 유실되어 돌을 새로 가공해야 하는 등 복원에 어려움이 따르는 곳이다.
부여 나성(사적 제58호)은 백제의 수도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수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왕성을 포함한 도시 전체를 둘러싼 도성(都城)으로는 동아시아에서 중국 북위의 낙양성과 함께 가장 이른 시기(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6.3㎞ 중 4.5㎞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편, 성곽은 이번 정비구간 남쪽의 옛 국도와 왕포천, 새로 난 국도로 인해 얼마간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는데, 그곳에 동문지가 확인되었고 주변으로 수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 구간도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여 정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정비로 도시를 둘러싼 성곽 외에도 도시 밖에 조성된 왕릉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 왕실 사찰로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된 부여 능산리 사지(사적 제434호) 등을 통해 백제가 완성하였던 고대 도성 체계를 보다 쉽게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