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디플레이션 우려는 일축···코로나 장기화땐 저인플레이션 우려

2020-06-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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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비자물가 올해 0.3%, 내년 1.1% 예상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국내에서 장기적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저(低)인플레이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확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적절한 시기에 유동성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설명회'를 열고 "상품서비스 전반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그런 의미의 디플레이션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될 경우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 우려하는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이 총재의 답변이다.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 자칫 디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 총재는 국내 경기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완만하더라도 개선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장기적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1.1%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일시적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광범위한 품목에서 가격 하락이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물가 상승폭이 둔화되는 저인플레이션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종식이 지연될수록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이 총재는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주식 등의 자산 버블을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렇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지만, 앞으로 금융안정 차원에서도 확대된 유동성을 적기에 회수할 필요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지난달 28일 한은이 발표한 경제 전망의 배경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전망 당시 시나리오와 비교해) 코로나19 진정 시점은 조금 늦춰질 것으로 보이지만,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경제활동의 재개가 순차적으로 속속 이뤄지고 있다"며 "이렇게 보면 기본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확진자 수가 2분기 정점에 이르고 3분기부터 안정된다는 '기본 시나리오'와 하반기에도 확산세가 지속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라 국내 경제성장률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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