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산하 세계경쟁력센터(World Competitiveness Center, WCC)가 발간한 '2020년 IMD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총 63개국 중 23위를 차지했다.
인구2000만명 이상 국가(29개국) 기준으로는 8위로, 역대 최고 순위와 동일하다.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 7개국 가운데서는 4위를 유지하며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보다 앞섰다.
IMD는 4대 분야·20개 부문·235개 세부항목 순위를 기초로 각국의 종합순위를 산정해 발표한다. 올해 순위는 2019년 경제성과에 대한 계량 데이터와 2020년 2~4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정해졌다.
특히 기업효율성 부문 중 노동시장(36→28위), 경영관행(47→36위), 행태·가치(25→15위) 부문이 크게 개선됐다. 인프라 부문에서도 이미 최상위 수준인 과학인프라를 제외한 기본 인프라(23→20위), 기술인프라(22→13위) 등 전 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경제성과 분야는 고용증가율 부문이 55위에서 33위로 상승했으나 실업률(18→20위)과 공공부문 고용비중(9→12위)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정부효율성은 전체 순위는 올랐지만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재정수지(3→13위), 정부부채 증가율(40→54위) 부문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한국의 순위는 2016~201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9위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에는 27위로 올라선 뒤 2019년 다시 한 단계 하락해 28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 동안의 최고 순위는 2011~2013년의 22위이며, 최저순위는 외환위기 시절의 41위다.
IMD는 "낮은 장기실업률, 간소한 창업절차, 기업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 높은 R&D 투자가 순위 상승을 견인했으나 기업 이전에 대한 불안감, 높은 관세장벽, 기업 이사회의 비효과적인 관리·감독, 환경관련 다자협약 체결 부족 등이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조정실장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번 순위 상승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어 "앞으로 경제 불안정 속 일자리 및 기업 보전, 포용적 경제성장 견인, 북한 비핵화 과정 촉진, 외부 충격에 대한 경제 회복력 강화, 세계 무역과 일방주의 구조 변화 관리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가 8위에서 6단계 상승한 2위를, 스위스가 1단계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전년 대비 7계단이나 하락한 10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홍콩이 3단계 하락한 5위, 중국이 6단계 하락한 20위, 일본이 4단계 하락한 34위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이번 경쟁력 평가 결과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적극적 방역과 신속한 정책대응으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경쟁력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취업지원, 고용안전망, 교육시스템 강화 등정책 노력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성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순위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고용과 재정부문지표는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시장 부진에 대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IMD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토대로 17일 국가경쟁력 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