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김홍업-김홍걸 '유산 분쟁'...법원에 공 넘어갔다

2020-06-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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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강탈" vs "내가 유일한 상속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간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놓고 분쟁이 한창이다.

법적 분쟁이 벌어진 유산은 감정가액 약 32억원 상당의 서울 동교동 사저와 남은 노벨평화상금 8억원이다. 유산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국 법원 판결로 사건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①김홍업-김홍얼 ‘법적 분쟁’ 왜?

김홍걸 의원은 지난 4·15 총선 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면서 제출한 공직자 재산신고서에 동교동 사저(32억5000만원)을 재산 목록에 포함했다. 이 여사 별세 후 소유주를 본인 명의로 돌려놓은 것이다.

이에 김홍업 이사장은 동교동 사저와 관련해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지난 1월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김 의원은 가처분신청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냈다.

②이희호 여사 유언장 내용은?

2017년 2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사의 유언장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전액 기부한다 △동교동 사저 부동산은 김대중·이희호기념관으로 사용한다 등이다.

또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삼형제가 이 여사의 유언 취지 이행 약속을 담은 확인서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전액 기부한다 △동교동 사저 부동산은 김대중·이희호기념관으로 사용한다(만약 지자체 및 후원자가 매입하여 기념관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매매대금 중 3분의 1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수증자가 균등하게 상속하기로 한다고 돼 있다.

③김홍업 이사장 주장은?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생전 이 여사의 뜻과 3형제의 약속을 어기고 유산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동교동 사저 소유권을 자신의 명의로 바꾸고 노벨평화상 상금을 인출해 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재산신고 목록에는 가족 명의 예금으로 4억6000만원이 포함돼 있다. 김 이사장은 언론을 통해 “집안 망신이라 조용히 처리하려 했는데 김 의원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재산을 강취했다”면서 “이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하지 않아 언론에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④김홍걸 의원 주장은?

실제 노벨평화상금과 동교동 사저를 김 의원이 가져갈 수 있던 배경에는 김 의원이 이 여사의 유일한 법적상속인이란 점이 작용했다. 민법에 따르면, 부친이 사망할 경우 전처의 출생자와 계모 사이의 친족 관계는 소멸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계모자 관계에서는 상속권이 발생할 수 없다.

최근 김 의원은 마포구청에 동교동 사저를 ‘국가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의원 측은 해당 사저를 기념관으로 운영하기 위한 필요적 조치란 입장이다. 사저가 실제 문화재로 지정되면 관리를 위한 국가보조금과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⑤유산 분쟁 쟁점은?

우선 ‘민법 규정이 우선이냐 이희호 여사의 유언이 우선이냐’의 문제가 꼽힌다. 김 이사장 측은 이 여사의 유산이 민법 규정보다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유언장 작성 날짜(2017년 2월 1일)부터 사망일(2019년 6월 10일)간 2년 4개월 이전에는 녹음, 자필증서 등에 의해 충분히 유언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는 입장이다.

실제 동교동 사저를 매각할 경우 매매를 진행하는 주체를 두고도 입장이 엇갈린다. 김대중사업기념사업회는 유언장을 근거로 노벨평화상 상금과 동교동 사저의 매매를 기념사업회가 주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민법상 본인이 유일한 상속인인 만큼 매매의 주체도 본인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 추도식에서 만난 김홍업과 김홍걸.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왼쪽)과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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