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심사 D-1, 삼성 “한국경제 새 도약에 매진하게 해달라”(종합)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선포’를 한 지 27주년을 맞은 7일 삼성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2018년 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삼성은 또 한번 ‘총수 부재’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 위기를 타개해야 하는 시점에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이 부회장이 구속 갈림길에 선 것이다.

삼성은 이날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을 담은 대언론 호소문을 발표했다. 법원의 사법절차를 앞두고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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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언론 호소문 형식으로 ‘객관적 보도’를 주문한 것이나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피의자 심문)를 하루 앞두고 재판부를 향해서도 우회적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다.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정상적 경영이 위축된 데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외적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은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법원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삼성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직원들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통해 구속 여부를 심리한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는 증거를 법정이 어떻게 판단할 지가 구속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실장(부회장) 등을 조사하면서 결정적 증거를 잡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호소문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기사로 인해 삼성과 임직원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적지 않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8일 밤 또는 9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