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알리미' 만든 뒤, 꿈이 개발자로 바뀌었어요"

2020-04-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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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마스크알리미 서비스 개발한 문과 출신 고려대생들

"'기술소외' 고민하다 마스크 기부 캠페인도...사회돕는 개발자 되겠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스크 알리미 개발은 개발자라는 꿈에 확신을 갖게 된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지난 20일 만난 '마스크 알리미'와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 운영자 중 한 명인 최주원씨에게 사이트 운영후기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코로나 알리미'와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빛을 발했다. 두 사이트가 각각 제공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과 마스크 판매정보 덕분에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값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이트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만들었다. 올해 졸업한 김준태씨(미디어학부)와 재학생 최주원씨(산업정보디자인 전공), 박지환(심리학과), 이인우씨(중어중문학과)다. 이들은 지난해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코딩 초보자들이다. 네명 중 세명이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한 전공자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은 아무도 없다.

이들은 코로나 알리미와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를 만들 때만 해도 이용자가 이렇게 많아지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코로나19 극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배운 코딩 지식을 활용해 사이트를 만들어보자며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첫발을 뗀 코로나 알리미와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동시 접속자수만 2만명, 하루 전체 이용자 수는 250만명을 훌쩍 넘어선 슈퍼 사이트로 급성장했다. 

최주원씨는 "마스크 알리미 때문에 특정 약국에 사람이 몰려 약사분들이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고민도 많았다. 개발자는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이용자 입장에서 많은 것을 세밀하게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배웠다"고 했다. 

마스크 알리미 개발 경험은 기술 소외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깨닫게 했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은 마스크 판매정보를 접하지 못해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마스크 기부 캠페인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일주일 동안 200명이 넘게 참여해 총 400만원을 모았다. 사이트를 개발한 네 사람은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마스크 1000장을 기부했다.

코로나19는 네 사람의 진로도 바꿔놨다.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실제로 운영해본 경험은 개발자로서의 새 삶을 꿈꾸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네 사람 중 유일한 졸업자인 김준태씨는 현재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 중이다. 나머지 세 사람도 졸업 후 웹 개발자 취업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 세 사람은 고려대 학우들을 위한 정보제공 사이트 개발을 기획하고 있다.

최주원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계속해서 사이트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스크 알리미 운영자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20일 기준 하루 동시접속자 수는 500명 수준으로, 가장 많았을 때에 비해 40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씨는 "지금도 누군가는 꾸준히 접속해 정보를 얻고 있다"며 "마스크 판매 정보가 필요 없어질 때까지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마스크알리미를 만든 고려대 학생들. (왼쪽부터) 박지환, 이인우, 최주원, 김준태씨. [사진=최주원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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