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통일부, 대북지원 기준 강화 논란에…"양자 간 균형 필요"

2020-03-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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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요건 따지지 않으면 악용·오용될 가능성 있어"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민간단체 요건 미비사례 비공개"

통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북지원 기준이 강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정한 대북지원 요건이 민간단체에 힘든 것들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남북협력기금이 가진 공공성, 대북지원 과정에서의 투명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관련 대북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대북지원을 추진하는 민간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하지만 통일부가 요구하는 대북지원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이들의 계획은 ‘정식 신청’까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도 지난 2월 말 12억원 상당의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북한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요구하는 ‘대북지원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산됐다.

당국자는 “경기도에서 (대북지원) 문의는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지원에 필요한 구체적인 요건을 다 갖추지 못해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기준을 강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준이 높은 것보다는 이런 특수상황에서 요건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만약 반대로 요건을 따지지 않으면 악용되거나 오용될 사례도 있기 때문에 양자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요건을 갖춰 진행된 사례가 있냐’라는 질문에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지만, 법적 요건을 다 갖춰서 (대북지원이)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통일부 측은 민간단체가 대북지원 요건의 어떠한 부분을 갖추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자는 “(민간단체)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물품 운송 경로, 재원 마련, 북측과의 협의 등이 증명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가 못 갖춘 요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미비했는지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며 “관련된 기관들의 정보도 있고 해서 관례적으로 어떤 것이 미비하고 있다는 것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평양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궤도전차에 탑승해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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