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역대급 수익을 거두며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가 넘는 수익률로 기금운용본부 설치 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해외 자산 비중을 늘린 것이 성과 요인으로 거론된다.
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잠정 운용수익률은 11.3%로 나타났다.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1999년 이후 최대 수익이다. 국민연금이 두 자릿수 연간 운용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10.39%), 2010년(10.37%) 이후 세 번째다. 2018년 마이너스 수익률(-0.92%)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완벽히 반등에 성공했다.
기금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 한 해 얻은 수익금은 총 73조4000억원으로 전체 가입자들로부터 거둔 보험료 수입(47조8000억원)의 1.5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적립금도 직전 연도 대비 97조9000억원 증가한 736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적립금 700조원 돌파는 지난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해외 주식의 경우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주식도 반도체산업 등 수출기업의 실적회복 기대로 증시가 10% 가까이 상승하며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와 함께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 양적 완화 정책 실행에 따른 금리 하향세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높은 수익을 기록하며 기금운용본부의 중장기 운용방향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간 기금운용본부는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2020~2024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보면 2024년 국민연금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50%, 15%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기금 규모가 2024년 1000조원으로 예상되는 등 유동성 부담이 덜한만큼 적극적 운용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운용인력의 적극적 충원은 물론 수익 극대화를 위한 '해외투자 종합계획' 수립에도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