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소장 윤호일)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남극바다가 지구의 해양생태계에 철 이온을 공급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빙하기를 마치고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바다의 생산력은 크게 늘었지만, 그동안 이를 뒷받침해줄 철 이온의 공급원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철 이온은 해양생태계의 기초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세조류의 활동을 돕는 필수 요소이다.
빙붕은 바다에 떠 있는 채 남극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라슨C 빙붕은 빙하기 이후에 형성되었는데, 빙붕으로 덮여 산소가 충분하지 않은 해양환경에서 미생물이 철 이온을 만들어 다른 바다로 공급한 것이다.
연구팀은 퇴적물에서 확보한 광물과 미생물에서 철 이온의 생성 흔적을 확인하였으며, 과거 퇴적환경 기록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남극 라슨C 빙붕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붕괴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히며, 재작년에는 경기도 절반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빙붕에서 떨어져 나왔다. 우리나라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이 지역에서 해양퇴적물을 채취했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남극바다의 고기후와 환경변화 연구를 위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등을 활용한 탐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12월 19일 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며, 네이처紙에서 뽑는 네이처 인덱스에도 선정되었다.
공동저자인 유규철 극지연구소 극지고환경연구부장은 “환경변화의 지시자 역할이 확인된 남극 해양퇴적물의 활용도를 넓혀서, 미래 온난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남극의 환경 변화도 지속적으로 추적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