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탄핵표결 임박...펠로시 "트럼프는 민주주의 위협" vs 트럼프 "끔찍한 거짓말"

2019-12-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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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탄핵표결 한국시간 19일 오전 9시 전후...가결 전망

상원서 부결 가능성 높지만 탄핵 대통령 불명예 안길 듯

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결전의 날' 민주당과 트럼프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 의회 방해 등 2가지 탄핵 혐의를 두고 막판까지 충돌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인 만큼 트럼프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되리라는 게 워싱턴 관측통들의 중론이다.

하원의 탄핵안 토론과 표결 절차는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다. 하원의 실제 표결은 현지시간 오후 7시(한국시간 19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본회의를 소집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에 앞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날 총 6시간 배분된 토론 시간을 똑같이 나눠 갖고 각각 의견 표명에 나섰다.

첫 주자로 나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의 정당성 옹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시종일관 단호한 어조로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의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탄핵 시도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증오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의원은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시도는 "부끄러운 일이자 마녀 사냥"이라며 "정당하게 선거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이날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탄핵 표결을 막기 위해 정회를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외에서 폭풍 트윗을 올리면서 민주당의 탄핵 시도를 비난했다. 그는 "(탄핵 시도는) 급진 좌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의 끔찍한 거짓말이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자 공화당에 대한 공격"이라며 격노했다.

노동자 행사를 위해 미시간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탄핵 추진을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민주당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가 두려워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트위터]


이날 하원의 탄핵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권력 남용, 의회 방해 등 두 가지 혐의에 각각 실시된다. 둘 중 하나라도 통과되면 탄핵소추로 이어져 상원으로 넘어간다.

현재 민주당은 하원 재적 의석수(431석) 가운데 과반인 216석을 훌쩍 넘는 233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탄핵안이 가결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첫번째 임기 중인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이기도 하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휩싸였다가 하원 표결 직전 사임했다.

그러나 트럼프 탄핵소추안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선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공화당 지도부도 일찌감치 상원에서 부결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하원에선 과반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통과되지만 상원에선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상원은 전체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5석, 무소속이 2석을 각각 나눠갖고 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직무가 정지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회의를 진행하는 등 "온종일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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