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촨즈 회장이 18일 레노버의 모기업인 레전드홀딩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류 회장은 오늘날 레노버를 세계 최대 PC제조업체로 키워내며 '중국 IT계 대부'로 불렸다. 그는 1984년 베이징 중관촌의 허름한 사무실에 자본금 20만 위안(약 3500만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20년 후인 2004년 류 회장은 세계최대 PC 제조업체 IBM의 PC 사업부를 통째로 인수, 레노버를 단숨에 세계 3대 PC 제조업체 반열에 올려놓고는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레노버가 2005년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에 봉착하자 류 회장은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2009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10분기 연속 시장 평균을 넘어서는 실적을 실현해 레노버를 전 세계 PC 업체 중 2위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양위안칭(楊元慶) 당시 최고경영자(CEO)에게 회장직을 물려줬다. 얼마 후인 2013년 레노버는 사상 처음으로 휴렛팩커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PC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류 회장이 레전드홀딩스 회장직에서 은퇴하면서 중국 IT업계에서 9월 55세의 나이로 은퇴한 알리바바 마윈 전 회장에 이어 또 한 명의 거물이 떠나게 됐다.
류 회장의 후임엔 레노버홀딩스 수석부총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닝민(寧旻)이 낙점됐다. 1991년 입사한 닝 CFO는 올해 55세로, 회사와 함께 성장해 온 '레노버 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