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이어진 홍콩시위에...소매판매 폭락

2019-12-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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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매판매 연간 24.3% 감소...사상 최대 낙폭

홍콩시위 지역 GDP 2%P 타격 미칠 수도

'쇼핑의 천국' 홍콩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반(反)정부 시위가 6개월째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는 탓이다. 반정부 시위가 소비 심리를 해치면서 관광업과 소매업이 위축돼 지역경제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찬 장관은 입법회(홍콩 의회)에서 홍콩 시위가 국내총생산(GDP)의 2%포인트에 타격을 미쳤다고 밝혔다. 

홍콩 경제가 쪼그라드는 데는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 인한 정치적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악화된 것. 지난 10월 홍콩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한 301억 홍콩달러(약4조5565억원)로, 사상 최대치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반정부 시위가 소비심리를 위축 시켜 관광사업에 심각한 차질을 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비심리 위축에 홍콩 명품 손목시계 시장마저 침체됐다. 홍콩은 명품 손목시계가 많이 팔리기로 유명한데, 지난 10월 중국 본토의 스위스 시계 수입량이 처음으로 홍콩을 앞질렀다.

소매업계 위축은 홍콩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동산을 임대해 운영하는 소매업 특성상 판매가 부진해 업주들이 점포를 처분하면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 팡 홍콩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축이 계속되면 소매 업계에 점포 폐쇄 물결이 일 가능성이 7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화장품 유통사인 사사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올해 들어 40% 이상 떨어졌다. 이 업체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업주들과 임대료 인하를 논의할 예정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 내년에 약 30개 점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홍콩 주얼리 브랜드 초우타이폭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이 업체 역시 홍콩과 마카오 일대 매장 숫자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두 지역에서 내년에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매장은 40곳에 이른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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