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김영철 다시 부른 김정은…대미 압박 수위 최고조로

2019-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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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 협상서 물러났다가 재등장

“미국, 인내심·아량 오판…정상 간 친분 내세워 연말 넘기려”

전문가들,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 앞두고 초조함 반영 분석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7일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1차 북·미 정상회담과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회담 당시 비핵화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끈 인물로,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협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 부위원장의 독자적인 공개활동은 단 2건으로 모두 해외동포 관련 업무였으며, 그 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노동당 간부들과 함께 배석했다.

군부 출신의 '강경파'로 잘 알려진 김 부위원장을 북한이 대미 메시지 전면에 이례적으로 재등장시킴으로써 연내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4일 미국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관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분 관계 덕분"이라면서도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올 연말을 상기시키고 미국 관료들의 대북 적대시 자세를 지적하면서 '친구냐 적이냐'의 선택은 미국의 결단에 달렸다는 대미압박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초조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은 현대화 공사를 하고 있는 의료기구 공장에서 결함을 지적하며 노동자 관계자들을 엄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각종 현지시찰에서 자신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단위를 직설적으로 질타해 왔다.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에도 방문해 현대화와 관련, 각종 지적을 한 곳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연말 총화를 앞두고 초조감을 점점 더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김계관, 김영철 등 고문급 원로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김 위원장의 의중을 좀 더 직접적으로 전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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