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의 성격을 '중간주기 조정(midcycle adjustment)'이라고 규정했다. 장기적인 금리인하 주기의 시작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2015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리를 9차례 올린 뒤이기도 하다. 이번 금리인하가 연준의 통화완화 기조 복귀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연준에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언제나처럼 파월이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썼다.
실제로 파월 의장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새로울 게 없다.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이 이날까지 FOMC 정례회의를 11번 주재했다며, 회의 뒤에 증시가 랠리를 펼친 적은 두 번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행진 끝에 연내 금리동결 신호를 보낸 지난 1월과 이번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지난달이 그랬다.
마켓워치는 금리인하 폭이 클수록 3~6개월 뒤의 증시 수익률은 뒷걸음질치는 경향이 있다며, 증시 랠리에 최적인 인하폭은 0.25%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높인 뒤 3개월간 S&P500지수는 3.67% 올랐고, 6개월 동안에는 5.64% 뛰었다. 반면 금리인하 폭이 0.50%포인트, 0.75%포인트였을 때는 3개월, 6개월 뒤에 모두 주가가 1~4% 하락했다.
금리인하 폭이 클 때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건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금리인하 폭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는 파월 의장이 말한 대로 보험 성격이 짙다. 경기부진에 직접 대응한 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하방위험 대비한 조치라는 얘기다.
마켓워치는 완만한 금리인하가 시장에 더 지속적인 부양 효과를 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는 물론이고, 연준에 대규모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도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