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자라(ZARA)’의 쇼룸을 찾았다.
이날 자라의 F/W(가을/겨울) 컬렉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통해 미리 엿본 올 가을‧겨울 트렌드는 스퀸(반짝이), 튤(시스루 형태) 소재와 오버핏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자라의 신상품은 데일리룩보단 특별한 날에 입기 좋아 보였다.
이날 자라 쇼룸의 콘셉트는 ‘내추럴’이었다. 가을과 겨울에 선보이는 신상품의 색감은 전체적으로 무겁다. 이를 쇼룸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해소하려 했던 것. 정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엔 과일과 식빵, 샴페인 등이 놓여있었고, 천장은 나뭇잎 덩굴 장식으로 연출했다.
전시된 옷으로 눈을 돌렸다. 눈에 띄는 색감은 없지만 스퀸 소재로 다른 느낌의 화려함과 세련미가 느껴졌다. 특히 옷 전체가 스퀸 소재로 만들어진 미니 드레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옆쪽엔 튤 소재의 옷이 걸려있었다.
‘어떻게 입을까’란 고민이 무색하게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색 땡땡이 무늬의 끈나시 원피스 위에 튤 소재의 흰색 윗옷을 입은 직원이 보였다. ‘나는 옷 잘입는 사람이다’란 느낌을 주는 코디였다. 하지만 직장인이 데일리룩으로 입기엔 다소 부담스러워 보였다.
스퀸과 튤 소재는 가방과 구두에도 활용됐다. 쇼룸엔 8개 정도의 여성 가방이 비치돼 있었는데, 대부분 미니백으로 구성됐다. 미니백은 스퀸 소재로 만들어져 반짝였다.
화려함의 정점이었다. 함께 전시된 구두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색감과 소재의 선택이 탁월했다. 구두는 발등 쪽이 갈색 튤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구두였다.
디자인으로는 오버핏 스타일이 옷 사이사이 보였다. 가을하면 빼놓을 수 없는 트렌치코트 역시 오버핏이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큰 느낌을 주기보단 어깨선을 확대한 수준이었다.
남성복엔 트렌치코트가 없었다. 대신 남성 자켓에 슬림핏 라인을 제거했다. 남성복은 여성복보다 색깔이 더 무거운 느낌이었다. 모래와 흙색이 주를 이뤘다. 캐주얼 정장 구두 대신 운동화를 맞춤형으로 제안했다.
자라 관계자는 “SPA의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현재 패션 트렌드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척도”라며 “자라의 경우, 올 가을겨울 컬렉션은 트렌디하면서도 포인트를 주는 디자인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