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 관련 브리핑을 열고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호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전 협의도 없이,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성 장관은 "오늘 아침 산업부는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예고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성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15년 이상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인정해 오던 한국을 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분류해 수출 통제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60여년 이상 긴밀하게 유지·발전돼 온 한·일 경제협력 파트너십과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 장관은 "일본의 이번 조치는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고 명백한 증거와 사실에 근거해야 하지만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 미흡, 양국 간 신뢰관계 훼손 등 일본 측이 내세우는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성 장관은 "일본은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가 불충분하다고 말한다"며 "이는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 그룹(NSG),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대 국제 수출통제 체제의 캐치올 통제 도입 권고지침을 모두 채택했다.
또한 대외무역법과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 의무 이행을 위한 무역에 관한 특별조치 고시 등을 기반으로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에 대한 제도적 틀도 갖추고 있다.
성 장관은 "양국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수출통제 제도를 신뢰 훼손과 연관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16년 6월 한국 주최로 개최된 제6차 협의회 이후, 7차 협의회를 주최해야 하는 일본은 2018년 3월 국장급 협의회 일정을 제안해왔다"며 "이후 양국 간 수차례의 일정 조율이 여의치 않아 올해 3월 이후 개최하자는 우리 측 연락에 일본 측도 양해를 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주최국인 일본 측의 새로운 일정 제안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이번 수출 규제안이 발표됐다는 것이다.
성 장관은 "한국의 수출통제 관리는 산업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기관 간 긴밀한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재래식 무기를 포함한 전략물자 관리 평가에서 한국을 세계 17위, 일본을 36위로 평가하기도 했다.
성 장관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제 규범에 어긋난다"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무역 장벽을 감축하고 차별적 대우를 철폐하고자 하는 세계무역기구(WTO)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한국기업은 물론, 일본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근시안적인 조치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성 장관은 "양국의 기업과 국민은 지난 60여년 이상 발전 시켜 온 공생·공존의 한·일 간 경제협력의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라며 "한국은 이번 문제 해결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