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산 H형강의 수입을 늘어 국내 철강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8일 한국철강협회의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베트남산 H형강의 올해 6월까지 수입량은 10만5246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9만5188톤) 대비 10.7%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은 20만1815톤으로 전체 H형강 수입량인 36만4319톤의 55%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자 포스코가 이를 한국으로 역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산 H형강은 국산제품과 톤당 2~3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이 증가하자 국내 철강업체들은 '믿는 도끼에 발 등을 찍혔다'는 주장이다. 중국산 H형강이 시장을 교란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겨우 마련했는데 포스코가 베트남산 제품을 들여오며 시장을 더 교란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5년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덤핑방지 관세부과 규칙을 공포했다. 이로 인해 2015년 53만3146톤이었던 중국산 H형강 수입은 꾸준하게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2만8000톤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포스코SS비나의 베트남산 H형강을 두고는 '대기업이 골목시장에 진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SS비나 설립 전에는 포스코가 생산하지 않던 품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도 남아서 수출을 하는데 베트남 산이 지나치게 들어와 시장이 또 교란됐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국내 생산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무역협회가 개최한 '통상전략 2020 세미나'에 참석한 채승우 현대제철 통상팀장은 "국내 생산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 등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라며 "정부에서 규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니터링이라도 해야 균형있는 시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H형강 생산 기업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2개가 점유율이 84% 달하는 독과점 상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함께 한국 철강산업의 3대축으로써 골목시장 혹은 중견기업이 생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