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기독교에서 통합의 정치를 위해 역할을 해 주신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교단장 초청 오찬에서 "과거처럼 독재·반독재, 민주·비민주가 아니라 이제는 함께 새로운 시대를 향해서 손잡고 나아가는 통합된 시대, 통합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그게 지금 잘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정치가 해야 할 책무지만 정치가 스스로 통합의 정치를 이렇게 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 종교계에서, 특히 기독계에서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 또 영향력이 크다. 교인들 수가 많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발전해온 과정에서 기독교가 해온 역할이 그만큼 컸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기독교 복음이 전파된 게 135년쯤 된다"며 "그때만 해도 우리 사회가 근대화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에 단지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짓고 하면서 근대문명을 전해 줬다. 또 '하나님 앞에 누구나 평등하게 존귀하다'는 정신을 가르치며 한국의 민주주의, 또 인권 의식도 함께 전해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의 독립에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도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 이를 통한 경제발전, 민주주의·인권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해줬다"며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기독교계가 평화를 만들어내고,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해 다시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앞장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기독교에서 이미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이라든지 북한과의 종교 교류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불과 2017년까지 그때 북한의 핵실험이라든지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으로 우리 한반도에 조성됐던 높은 군사적 긴장, 전쟁의 위협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 "이후 1년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평화하고 비교해보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딘지는 자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해 온 역할에 더해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승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목사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회동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감동이 한반도 평화 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보이지 않은 많은 수고와 지혜로움을 발휘해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교회는 교회의 일을 하고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한다는 원칙이 있다"면서 "우리 교회는 물리적 힘에 의한 통일이 아닌, 하나님의 복음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정부와 교회가 협력해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쓰기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 교회가 나눠진 국민 마음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일에 정부와 국민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