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금감원과 카드사의 실적 발표가 달라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카드사의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금감원이 특정 금융업권에 대한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브리핑을 연 것은 이례적이다.
이상민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장은 "금감원은 IFRS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카드사 영업실적을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일관되게 발표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 감독규정상 손익 현황만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이번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IFRS에 의한 손익 현황도 함께 알려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독규정상 2017년 6월 카드론 복수 차주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하도록 강화하면서 대손비용이 2129억원 증가한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지난해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4%(629억원) 감소했다.
반면 카드사들이 기업설명회(IR) 등에서 발표하는 IFRS에 따른 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2조2000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감소율은 21.5%(4772억원)이다.
이 역시 일부 카드사의 충당금 적립기준이 변경되면서 전년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전년 대비 7.4%(1391억원)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금감원이 추산한 감독규정상 카드사 순이익과 일반적인 IFRS 기준 순이익 모두 소폭 감소했지만, 실제 감소액을 따지고 보면 두 기준 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국장은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의 경우 감독규정이 IFRS 기준보다 강화돼 있어 충당금 적립액의 차이만큼 순이익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감원과 카드사의 순이익 발표 기준이 달라 투자자 입장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카드사 중에서는 삼성카드가 코스피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국장은 "투자자들은 감독규정과 IFRS 기준을 모두 감안해 투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IFRS와 감독규정상 순익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마련한 감독규정을 기준으로 순이익을 산정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보다 일반적이고 국제적으로 쓰는 기준이 IFRS"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업계 상장사인 삼성카드도 IR을 할 때 IFRS 기준의 실적을 발표한다"며 "물론 주식 투자에 밝은 사람이라면 IFRS 기준을 보고 기업의 실적을 판단하겠지만, 이러한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실적 지표가 혼재돼 있어 투자 시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