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고 연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키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스마트시티 협력 등 4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 미래형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및 역내 평화 등에서도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올해 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말레이시아 간 양자 FTA 타결을 통해 호혜적인 교역·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최근 점진적으로 증가한 한국의 대(對)말레이시아 수출과 투자 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지난해 총 교역액은 192억 달러(수출 90억 달러·수입 102억 달러)로, 2011년(167달러) 대비 25%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수출액은 12.5%, 수입액은 17.2% 각각 늘어났다.
'경제실리형 외교노선'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과 5%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 풍부한 천연자원 및 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양자 FTA가 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 등 '4저 불황'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말레이시아는 2015∼2018년까지 '5.1%→4.2%→5.9%→5.7%'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천연자원도 우수하다. 원유 확인매장량은 36억 배럴(2017년 기준)로, 중국·인도·베트남에 이어 아시아 4위 규모다.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출량은 카타르·호주에 이은 세계 3위다.
◆말레이시아, 아세안 중 인프라 2위…"韓 스마트시티 교두보"
양 정상은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차원에서 '스마트시티·제조업 4.0·교통·할랄산업 협력' 등의 MOU를 체결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시티다. 말레이시아의 높은 인프라와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하면, 말레이시아가 한국형 스타트시티의 '아세안 진출 교두보'로 격상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이 137개국을 대상으로 ‘17∼18년 국가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 다음으로 아세안 국가 중 높은 인프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전담 부처'도 있다. 이에 따라 한·말레이시아 간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ASCN) 관련 시범사업 발굴 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제조업 투자 환경도 우수하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5000여 개의 외국계 기업이 진출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지난해 기업경영 여건 순위는 전체 190개국 중 24위, 경제자유화지수는 전체 180개국 중 22위를 각각 차지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압둘라 국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을 끝으로 말레이시아 둘째 날 순방을 마친다. 14일에는 양국 기업인 등 450여명이 참여하는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