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경남제약은 이달 7일 열려고 했던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주총 철회로 경남제약 인수자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바이오제네틱스 측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애초 임시 주총을 열어 바이오제네틱스 측 인사로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려고 했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전환사채(CB) 전환권을 행사해 경남제약 지분을 11.29% 확보한 2대주주다.
주총 철회는 여러 의혹을 낳았다. 특정 인수자를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주선 경남제약 대표가 한국거래소 담당자를 만났고, 그런 다음에 임시 주총을 취소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거래소는 주총 취소를 권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며 "이전에 약속한 대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대주주를 교체하라는 의견만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남제약 측은 "투명한 절차를 통한 경영 정상화와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주총을 취소했다"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에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경남제약 지분율을 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신기술투자조합인 마일스톤KN펀드(12.48%)가 1대주주다. 듀크코리아와 하나금융투자는 이 조합에 각각 65.0%와 34.6%를 출자하고 있다.
김주선 대표가 공개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1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 측과는 협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리어 마일스톤KN펀드는 바이오제네틱스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경남제약으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지분 매각은 신기술투자조합 규약으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투자조합 2대주주인 듀크코리아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소액주주 측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제약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김주선 대표를 만나 신기술투자조합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지 않고도 공개매각을 성공시킬 수 있는지 물었다"라며 "믿어달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는 원론적인 의견만 내놓고 있고, 신기술투자조합은 개별적으로 지분을 팔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불안한 상황이 얼른 끝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소액주주연대 측은 지분을 15%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는 1년 전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와 최대주주 변경을 성공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