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화 벗고 인간성 입은 김정은...경제발전, 인민생활에 '올인'

2019-03-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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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첫 대외 메시지 '자력강생' '경제발전' 제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복원 기지와 관련해 '대미 압박용' 주장

대북전문가 "김정은, 대외관계-미국에 대한 불안감 반영"…도발 가능성 매우 낮을 것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자력강생’ ‘경제발전’등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북한이 최근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복원하며 잇따라 대미 압박용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에 내놓은 첫 메시다. 북한의 최대 관심사가 '경제사활'에 쏠린 만큼 어렵게 대화국면으로 접어든 북-미 관계를 김 위원장이 섣불리 깨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현 시기 우리 당 사상사업에서 중요한 과업의 하나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는 데 선전, 선동의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당에 있어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이번 메시지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경제성장과 과학·인재를 통한 발전 의지다.

그는 "전체 인민이 흰쌀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하려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평생염원"이라며 "이것은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조선혁명가들의 이상이고, 투쟁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당 사상사업은 경제건설과 인민 생활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수록 그만큼 실효성도 커진다"고도 했다.

이어 "인재와 과학기술을 홀시하면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된다는 것을 대중 속에 깊이 심어줘야 한다"면서 "과학기술 발전과 전민 과학기술인재화를 추동하는 선전선동활동을 적극 벌려야 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우상화 표현도 일부 내려놨다. 그는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해서 헌신하는 인민의 영도자"라면서 "위대성을 부각시키고자 수령의 혁명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 수령에게 인간적으로 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는데 주력해온 북한의 기존 선동방식과 정면 배치된다.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김일성 일가를 '백두혈통', '민족의 태양' 등으로 우상화한다. 김일성 주석의 집무실을 '금수산 태양궁전'으로, 생일을 '태양절'로 명명하고, 집집마다 김일성, 김정은 초상화와 뱃지 등을 다는 것도 대표적 사례다.

과거와 달라진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북한의 무력 도발은 어렵다'는 해석이 다시 나온다. 이번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목표가 경제발전에 있다는 것이 재확인 됐고, 김 위원장이 북한 경제발전에 목말라 있는 상황인 만큼 정세를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블로그를 통해 "김 위원장이 김책공대를 찾아 웃는 얼굴로 대의원 투표에 참가하고, 이용호 외무상이 김정은의 베트남 방문을 추가하며 평양주재 베트남 대사관 성원을 위한 만찬을 마련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이)당장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와 같은 도발로 돌아설 기미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번 메시지에는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면서도 대외정세가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김 위원장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면서 "특히 세계 발전 추세에 뒤쳐지지 않으면서 북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이렇게 강인하게 드러난 적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이 핵개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내고 있고, 북한으로서는 경제사활에 목숨을 건 상황이라 현재의 도발은 '무력시위' 정도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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