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간병도우미료' 물가는 2017년보다 6.9% 올랐다. 2005년 통계청이 관련 물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였다.
지난해 이전까지 간병도우미료가 가장 크게 올랐던 때는 2008년(4.9%)이었다. 2014년(2.5%), 2015년(1.5%), 2016년(1.6%)에는 1∼2%대였던 간병도우미료 상승률은 2017년 3.5%를 기록한 뒤 지난해 6%대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 간병도우미료 급등 원인 중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을 꼽을 수 있다. 간병인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은 바로 간병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저임금 인상 외에도 간병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간병인 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간병인을 주로 고용하는 대표적인 질병인 치매 환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2년 54만명이었던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지난해 75만명으로 6년 새 40% 가까이 늘어났다. 핵가족화나 가족 해체에 따라 가족이 돌아가면서 간병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과거처럼 부모를 직접 간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도 옛날이야기가 됐다.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간병인은 한정돼 있으니 간병인 비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인 간병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동포 간병인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은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고령화 심화에 따른 간병인 수요 증가는 간병 비용 상승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작년 75만명인 치매환자 수는 2060년에는 332만명으로 4.4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가 진전된 일본은 간병 인력이 부족해 올해부터 5년간 관련 인력을 해외에서 최대 6만명 수용할 방침이다. 우리에게도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간병비가 오르면 보호자들의 어려움도 함께 늘어난다. 비용이 부담스러워 보호자 스스로 간병을 하다가 경제적 어려움이 악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