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정수 10% 줄인 270석 해야"…선거제 개혁안 역제안

2019-03-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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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윗도리 한복·아랫도리 양복 입는 격"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선거제 개혁안을 통해 여야 4당으로부터 맹공을 받는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줄이자는 역제안을 내놨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재 대통령제 하에서는 오히려 의원정수를 10% 줄여서 270석으로 하자는 게 한국당의 안"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의원으로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폐지는 전 세계 선진국들이 채택한 제도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전부터 의원정수와 관련해선 현 300석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해 왔다.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을 주장하는 여야 4당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이다.

그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안으로 제시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에 대해선 "내각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도 오로지 두 개 나라, 독일과 뉴질랜드만 채택한 제도"라며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 제도를 받아들인다는 건 윗도리는 한복, 아랫도리는 양복을 입는 것과 다름없다"고 평했다.

내각제 개헌 없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가 불가능한 점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또 여성 공직자 후보 추천 30% 권고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하는 것도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국회가 노는 날이 많기 때문에 사실은 의원수를 10% 내지 20% 줄이더라도 상시 개회를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국내의 국회의원 정수가 선진국보다 많은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최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수는 인구 17만 명 당 한명 꼴인 반면, 미국은 76만 명 당 한명, 브라질은 36만 명, 필리핀 35만 명, 일본은 26만 명 당 한명 꼴이다. 또 이탈리아는 2015년 상원 의원수를 315명에서 100명으로 감축했다. 대만도 국회의원 정수를 50% 감축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회의원을 선출하는 룰은 반드시 국민이 정해야 한다"며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다수로 정한다면 그것이 국민이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거제 개혁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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