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공시가격 발표 문제를 두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그간 정부가 강조해온 공시가격 현실화 문제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급등이 사실상 완료된 데 따른 해명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매년 발표되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브리핑이 흔치도 않은데, 장관까지 직접 나서는 것은 더욱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을 천명한 이유 및 배경에 대해 밝히고, 이와 관련된 세부 설명을 통해 최근 불거진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및 상승률은 물론, 종합부동산세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1주택자 주택 수도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아울러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복지제도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건보료 인상 등이 워낙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이에 따른 민심 이반 방지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며 "단순히 공시가격만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정부가 이와 관련된 파생 변수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할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그간 발생한 논란들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며 "다만 공시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인상되면 소득 없는 사람들까지 세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업계는 김현미 장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는 것을 두고 공시가격이 점진적으로 오르기 보다는 급진적으로 상승하는데 무게를 뒀다.
실제로 지난달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미리 공개된 올해 전국 표준주택의 공시가격 예정 상승률은 10.19%이며 서울은 무려 2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유추하면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최근 여러 해 동안 4∼5% 선을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10%대를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 2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여전히 높다"며 "현재 안정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점도 공시가격 급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관련해 장관이 직접 나선다는 것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점도 있겠지만, 가격 급등에 대한 원인 및 이유에 대해 해명하고 설득하기 위함이 아니겠느냐"며 "무엇보다 예년 어느 때보다 급등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내부에서도 수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공시가격 발표는 장관은 물론 실·국장까지 나설 사안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