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올 한해 침체된 업황 속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호실적을 이끌었던 '페놀유도체' 부문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 다른 사업 부문이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내며 이를 상쇄할 전망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금호석유화학이 올 1분기 매출 1조3482억원, 영업이익 1225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영업이익 추정치(1161억원)보다 약 5.51%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동준 금호피앤비화학 사장 역시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해 호황을 보였던 페놀, BPA 등 시황이 올해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2분기부터 에폭시수지 생산설비 증설에 대한 효과가 본격화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1분기 말까지 4만5000t 규모의 에폭시 수지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총 2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BPA는 에폭시 수지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폭시 수지)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금호석유화학 페놀유도체 부문의 수직계열화가 더욱 견고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성고무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NB 라텍스’ 중심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NB 라텍스 시장은 최근 3년간 연간 8~10%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내로 NB 라텍스 생산량을 15만t 늘리는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총 55만t의 NB 라텍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글로벌 생산량 1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NB 라텍스는 금호석유화학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라며 “(NB 라텍스는) 기존 SBR 설비와 병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시황에 따라 운영자의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전체적인 실적 흐름이 고무 사업에 따라 좌우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반등의 계기는 결국 고무가 될 것”이라며 “고무 수익성은 미미하지만 4년째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 회복의 기미가 잘 보이진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무 시황의 변동성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합성수지 부문도 폴리프로필렌 글리콜(PPG) 가동률 상승에 따른, 사업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PPG 생산 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0%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90%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동욱 연구원은 “PPG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기존 PS·EPS·ABS에 집중된 합성수지부문도 일부 사업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