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주인이 먹다 남긴 간식을 지키는 닥스훈트의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게시자 세진 씨는 "내 과자를 왜 네가 지켜? ㅋㅋ"라는 설명을 덧붙여 네티즌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메롱과 으르렁을 동시에 하는 골드(feat. 치즈 혀). |
사진 속 세진 씨의 반려견 골드는 과자 통 옆에서 무서운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골드는 대체 누구로부터, 그리고 왜 과자를 지킨 걸까?
사실 골드는 주인의 간식을 지킨 게 아니다. 세진 씨가 과자를 먹다가 반려견 골드와 치즈에게 하나씩 나눠주자 그 맛을 본 골드가 과자를 독식하려고 한 것이다.
별다른 뜻 없이 그저 옆을 지나가다 경계대상이 된 치즈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과자 열심히 지켰는데 인간적으로 나만 하나 더 줘야하는 거 아닙니까?" |
주인의 간식을 철통 방어하는 골드는 14개월령의 닥스훈트, 옆을 지나다 봉변을 당한 치즈는 9개월령(추정)의 웰시코기다.
둘은 이복자매 사이로, 욕심이 많지만 은근히 동생을 챙기는 언니와 그런 언니가 좋아 모든 걸 양보하는 동생의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옷이 싫은 골드의 몸부림. |
욕심 많은 골드는 유독 큰 개를 좋아해 산책 중 큰 친구가 보이면 달려가기 바쁜데, 다행히도 골드의 애정은 대부분 쌍방통행이다.
골드는 어딜 가도 인기가 많아 다른 개들 역시 골드를 보면 첫 만남부터 반갑다고 꼬리 치기 바쁘다는 게 세진 씨 설명이다.
언니의 욕심을 다 받아주고 항상 양보하는 '치즈'. |
이처럼 밖에서 만나는 친구들과는 늘 잘 어울리는 골드지만, 혼자 컸기 때문인지 인형이나 장난감 등 좋아하는 물건이 있으면 동생 치즈와 나누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욕심을 부린다고 한다.
물을 마시면서도 애착인형을 입에서 놓지 않아 물그릇에 담근 적도 있다고 하니 그 욕심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된다.
하지만 인형이나 장난감 없이 치즈와 단둘이 놀 때는 또 그렇게 챙기며 언니다운 모습을 보인다. 자는 치즈를 핥아주거나 치즈를 베개 삼아 자는 모습에서 골드의 애정을 느낀다는 세진 씨.
알고 보면 함께 잘 정도로 우애 깊은 골드(위)와 치즈(아래). |
그는 "욕심부리는 언니와 당하기만 하는 동생의 관계가 현실 자매를 떠올리게 한다"며 "골드와 치즈를 보고 있으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아이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며 "혼자 사랑받다가 동생을 너그럽게 받아준 골드와 골드의 성격을 다 받아주는 치즈 모두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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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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