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푸른하늘·쪽빛 바다·드넓은 초원…한 걸음, 한 걸음, 마라도에 스며든다

201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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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담단 '섬 속의 섬' 마라도

자연이 빚은 화려한 풍광의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해안가 '마라로' 따라 한시간 남짓이면 구경 가능

뿔소라·톳 등 해물 고명 올린 짜장면 여전히 인기

짧은 여정 아쉽다면 서귀포 '동백축제'까지 만끽

 "짜장면 시키신 분~"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 아마 30대 이상의 성인이라면 이 문장 하나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마라도가 전국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한 편의 TV 광고를 통해서였다. 
광고영상 속에서 외치던 "짜장면 시키신 분"이란 대사가 크게 유행하면서 관광지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섬 안에 단 한 곳뿐이던 짜장면집도 지금은 10여곳이나 된다. 
2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마라도 하면 여전히 "짜장면 시키신 분"이란 문장이 떠오르니, 광고가 방영되던 당시의 반향(反響)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지금도 이어지는 짜장면 열풍
 

뿔소라와 톳이 고명으로 올라간 마라도 짜장면[사진=기수정 기자]


육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다시 배를 타고 30분은 더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마라도는 면적 0.3㎢, 해안선 둘레 4.2km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이곳에서 먹고 자는 실제 거주민도 60명에 불과하다.

이 작은 섬 마라도에 가면 꼭 맛봐야 할 음식이 있다. 회도, 탕도 아닌, 바로 짜장면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 TV 광고를 계기로 마라도에 짜장면 열풍이 불었고, 그 열풍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짜장면을 먹기 위해 마라도에 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마라도를 찾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짜장면으로 허기를 달랜다. 그 덕에 선착장에서부터 이어진 500m의 길에 밀집한 짜장면집 10곳은 모두 문전성시를 이룬다. 

마라도 짜장면이 뭍의 것과 다른 점은 뿔소라와 톳을 고명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물론 짜장면에 올라가는 고명은 집마다 다르다.

철마다 다른 해물 고명을 얹는 곳이 있는가 하면 톳 가루를 섞은 면을 쓰는 집도 있다. 그야말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마라도의 자연, 오롯이 즐기다
 

전복 껍데기를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 덕에 인생샷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마라도 성당의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짜장면이라지만 이곳의 백미는 바로 '자연'이다. 

자연이 빚어낸 수려한 풍광, 풍부한 해양 생태계가 그 가치로 인정받으며 지난 2000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423호)로 지정됐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드넓게 펼쳐진 초원이 눈에 담긴다. 마라도를 개간하며 경작지를 마련하기 위해 화전을 일구면서 초원이 만들어졌다고. 

마라도를 오롯이 느끼는 방법은 바로 '걷기'다. 

푸른 하늘, 쪽빛 바다, 드넓은 초원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해안가를 따라 마련된 산책길 ‘마라로’를 천천히 걸어본다. 

조금 걷다 보면 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마라도 등대(마라도 항로표지관리소)가 등장한다. 동중국해와 제주도 남부해역을 오가는 선박들이 육지 초인(初認) 표지로 이용하는 곳이다. 

이 자그마한 섬에 교회와 성당, 사찰이 모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마라도 성당은 단단한 전복 껍데기를 형상화한 외관의 독특함 덕에 '인생샷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성당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대한민국 최남단(大韓民國最南端)이라고 적힌 표지석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국토의 최남단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항시 북새통을 이룬다. 

마라도 주민이 신성시하는 장군바위와 제주 전통 무덤, 당제를 지내는 ‘할망당’, 2016년 2월 마지막 학생이 졸업한 이후 휴교 중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초등학교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 기암절벽과 해식동굴까지 모두 만나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으로 짧다.

이 짧은 여정 속에서 남는 여운, 길고도 깊다.

◆마라도만 있나요~군산오름·안덕계곡·휴애리 등 '서귀포 자연'도 만끽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서는 내년 1월 31일까지 동백축제가 펼쳐진다.[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에서의 짧은 여정이 아쉽다면 서귀포의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귀포시 안덕면에는 자동차로 정상 인근까지 오를 수 있는 군산오름(335m)이 있다. 정상부 주차장까지 차로 이동한 후 약 5분만 걸으면 정상이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섶섬과 문섬, 가파도, 마라도, 산방산까지······.장쾌한 풍광이 사방에 펼쳐진다.

군산오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안덕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초록빛 겨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동백을 만나고 싶다면 휴애리자연생활공원으로 가자.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자리한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동백 명소로 인기 만점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원 내 올레길, 정원, 산책로 등 곳곳에서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 내년 1월 31일까지는 동백축제가 펼쳐진다. 

남녀노소 방문객들을 배려한 포토존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이외에 감귤 따기 체험, 동물 먹이 주기 체험, 승마 체험, 화산송이 맨발 체험까지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마라도의 해안선은 4.2km다. 이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가 대한민국 최남단(大韓民國最南端)임을 알려주는 표지석[사진=기수정 기자]

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마라도 등대(마라도 항로표지관리소)[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 성당과 마라도 등대를 향해 걷고 있는 여행객들[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 선착장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 저멀리 등대도 보인다.[사진=기수정 기자]

마라도에서는 짜장면 말고도 해물짬뽕도 판매한다.[사진=기수정 기자]

휴애리자연생활공원에서는 가족 여행객을 위해 감귤 따기 체험도 운영 중이다.[사진=기수정 기자]

동백축제가 한창인 휴애리자연생활공원[사진=기수정 기자]

안덕계곡 가는 길[사진=기수정 기자]

안덕계곡[사진=기수정 기자]

초록빛 겨울을 만날 수 있는 안덕계곡[사진=기수정 기자]

산방산이 보이는 군산오름 정상[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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