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노트북 카테고리 다변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수년간 정체 중이었던 개인용 컴퓨터(PC)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LG그램 시리즈 중 최초의 17형 모델과 컨버터블 노트북 '투인원(2 in 1)'을 공개했다.
투인원은 14형 컨버터블 노트북 모델이다. 17형 그램과 마찬가지로 i7-8565U 프로세서와 16GB 메모리, 512GB SSD를 채택했다. 스크린 부위를 360도로 꺾을 수 있다는 점과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는 설명이 눈에 띈다. 해당 모델의 무게는 1.15㎏ 수준이다.
◆'출시 임박' 시그널…CES2019서 공개될까
하지만 이날 현재 해당 모델들은 베스트바이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공개 직후부터 '매진(sold out)'으로 등록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베스트바이 측에서 정식 출시 이전에 실수로 제품을 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들의 구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정확한 스펙까지 명시된 점으로 볼 때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19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실제로 출시되지 않은 모델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답했다.
LG전자가 노트북 라인업 다변화에 나서는 것은 일부 경쟁업체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일찌감치 17형 맥북프로를 단종시킨 바 있다. 데스크탑에 필적하는 디스플레이 크기로, 기업용 데스크탑 수요를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투인원 제품군 또한 비즈니스 사용자가 주 고객층이다.
◆PC 시장, 6년만 꿈틀…윈도우10 전환 시기 맞물려 기업용 수요 증가세
실제로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PC 시장에는 최근 기업용 수요를 중심으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PC 시장은 2011년 3억6500만대의 출하량을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휴대성에서 압도적인 모바일 기기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PC 수요를 대체해 왔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해 출하량은 2억6300만대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지난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6200만대를 기록,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1.4%)을 기록했다. 3분기 또한 6720만대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6년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PC 시장이 2분기 연속 미약하게나마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
상승곡선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기업용 PC의 수요다. 윈도우7의 경우 오는 2020년 1월 기술 지원이 종료되면 보안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진다. 최근 기업용 고객 중심으로 운영체제를 윈도우10으로 전환하려는 기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까닭이다. 가트너는 이러한 움직임이 올해부터 본격화돼 2020년까지 PC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