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신학철 수석부회장은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로 여겨지는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인 동시에, 조직 발전을 위한 혁신과 소통에 힘써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1984년 한국 3M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과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 해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모교인 청주고에서 후배들에게 '세계로 향한 도전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던 중 리더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들며 "지금까지도 하루 90분씩 경제, 정치, 기술 쪽 책을 읽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우명도 '자신의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뜻의 '치기언이과기행(恥其言而過其行)'으로 삼을 정도다.
신 내정자가 이끌게 될 LG화학은 커다란 변혁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2016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코참(KOCHAM·미 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연례 포럼에서 "반바지만 입는다고 혁신되는 게 아니라 기업은 10년 또는 20년의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오래가는 기업이 되려면 기업의 근본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3M 재직 시절 아이디어를 내는 문화를 장려하는 리더십을 강조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 내정자는 "3M 매출액 300억 달러 중 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는데, 이 신제품은 대부분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며 "엉뚱한 사람, 엉뚱한 발상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철학은 3M의 리더 선발 기준이기도 해 신 내정자 역시 뛰어난 인내심으로 직원의 실수를 포용하고 격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내부에선 벌써부터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는 '진짜 리더'와 마주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석부회장에 오른 직후 그는 한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기업은) 리더를 평가할 때 성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고, 나머지 50%는 얼마나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등 리더로서의 자질을 본다"며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는 리더가 진짜 리더"라고 평가했다.
신 내정자는 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리더라면 남의 말을 자주 듣고 소통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임직원들을 위해 항상 집무실 문을 활짝 열어두고 대화할 때 직원들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인 사례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2012년 지상파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성공 비법으로 '직원·고객과의 소통'을 꼽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이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