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택 가격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 등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7일 강남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9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의 주택 매매와 전세가격은 올해보다 각각 1.1%, 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내년도는 거시경제 상황이 자산시장을 압도할 것"이라며 "각국에서 양적 완화 정책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고 런던, 시드니, 밴쿠버, 뉴욕 등 글로벌 선도도시 주택가격이 지난 8월 이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서울의 상대적 강세는 유지되지만 거시경제의 어려움을 피해가기는 어렵다"면서 "고가주택시장의 수요자인 고소득층과 고자산가들이 안정적 소득과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를 선택해 하락장에서 서울 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준공 물량이 전년에 비해 감소하지만, 누적된 준공 물량이 많고 거시경제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 연구위원은 "통상 주택가격 하락장이 펼쳐질 경우 저가매물을 다주택자와 투자자가 흡수해야 하지만, 촘촘한 수요억제책이 이를 막고 있어 하락 전환 이후 하락폭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준공물량 증가로 인해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매매 하락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로 하락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분양시장도 일부 수도권 양호 사업지를 제외하고 물량 감소와 청약규제의 영향으로 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됐다.
허 연구위원은 "2019년은 주택정책과 주택공급업체에도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격차 확대, 주거 분리 심화, 노후주택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력을 갖춰야 하고, 업체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내년 건설 수주 물량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인 135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하락세가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빨라 건설경기 경착륙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내년 건설투자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0.4% 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가 9만2000명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 확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 경제·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 축소를 위해 연말 국회에서 정부 SOC 예산의 증액, 생활형 SOC 사업·도시재생 사업 등 공약사업의 신속한 추진 등이 필요하다"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