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수원 중·고등학교’ 개교 2주년 행사가 열렸다. 수원중·고등학교 학생들과 마을 주민, 염태영 수원시장,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개교 2주년을 축하했다.
그런데 기념행사가 열린 곳이 수원이 아니었다. 캄보디아 시엠립주에 있는 프놈끄라움 마을이었다. 수원시에서 직선거리로 3500㎞ 넘게 떨어진 캄보디아 마을에 어떻게 수원중·고등학교가 세워진 걸까.
수원시와 프놈끄라움 마을의 인연은 11년 전 시작됐다. 캄보디아 시엠립주와 2004년 국제자매도시결연을 체결한 수원시는 2007년 1월 ‘수원마을’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시엠립주가 후보 마을 두 곳을 추천했고, 수원시는 2007년 6월 가난한 캄보디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에 있는, 프놈끄라움 마을을 수원마을로 선정해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12월에는 ‘수원마을 선포식’을 했다. 캄보디아 시골 마을 학교 이름이 수원 중·고등학교가 된 이유다.
수원마을 선포식 후 ‘수원’은 프놈끄라움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마을 입구에 ‘수원마을’이라는 한글 표지판이 있고, 수원시가 지원해 건립한 모든 건물 앞에는 캄보디아어와 한글이 함께 적힌 표지판이 세워졌다.
수원시의 지원사업은 단계별로 진행됐다. 1단계 사업으로 2007년부터 학교와 공동 화장실, 우물, 마을회관, 도로, 다리 등 마을 기반 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2008년 11월에는 수원 초·중학교를 건립했다.
2012년 11월, 수원시와 시엠립주는 2단계 지원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2단계 사업 기간에는 물적 지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주민들의 자립 기반을 조성했다.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수원마을공동작업장’을 건립했고, 여성 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수원마을 유아 보육센터’도 만들었다. 2단계 사업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수원중·고등학교 건립은 3단계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을 교육해 마을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수원시는 2015년 11월 국제개발 비정부기구인 ‘로터스월드’, 국제봉사단체 ‘행복한 캄보디아 모임’(행복캄)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 건립을 비롯한 3단계 지원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2016년 11월 24일 준공된 수원중·고등학교는 전체 면적 1243㎡에 교무실을 포함한 10개의 교실, 컴퓨터실, 다목적실, 도서실 등을 갖췄다. 2017년에는 수원마을 공동자립장 안에 ‘기초 진료소’를 개소했다.
5일 열린 개교 2주년 기념행사는 ‘한국문화의 날’로 진행됐다. 수원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수원시 체육회 태권도 시범단이 축하 공연을 했고, ‘한국 음식축제’가 열렸다. ‘수원초등학교’ 5학년인 낭 아리사(Nang Ariza)양은 학생 대표로 수원시에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축사에서 “내년이면 수원고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처음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것”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수원 중·고등학교는 건강한 마을교육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5일 오후에는 시엠립주청사에서 ‘프놈끄라움 수원마을 4단계 지원사업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핀프락 시엠립부지사, 행복캄·로터스월드 관계자 등이 참석해 협력을 약속했다.
2019년 1월부터 3년 동안 진행될 4단계 지원사업의 방향은 ‘기술교육을 통한 소득 창출’, ‘주민역량 강화’이다. 취약계층의 소득창출·고용여건을 조성하고, 수원마을 아동 교육권을 보장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4단계 사업은 수원시와 시엠립주, 수원시국제교류센터, ㈔로터스월드, ㈔행복캄이 함께 진행한다.
4~7일 이뤄진 시엠립주 방문에는 염태영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대표단, 행복캄(이사장 홍순목)·의료봉사단·수원시상인회·조리사협회 수원시지부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한편 염태영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대표단, 수원시의회·수원시 국제교류센터 관계자는 11월 7일 라오스 비엔티안주를 방문해 8일 오후 2시 30분 열리는 폰캄 중·고등학교 리모델링 준공식에 참석한다.
수원시 새마을회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라오스 새마을 운동 협력사업의 하나로 폰캄 초등학교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폰캄중·고등학교 리모델링 공사는 새마을 운동 협력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