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소비자 체감효과는 ‘글쎄’

2018-11-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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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분, 자영주유소는 '버티기'

-소비자 체감혜택 10일 정도 소요될 듯

-'제고 소진' 주장 어긋난다는 지적도

6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한 자영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사진=한영훈 기자]


“기름값 인하분도 아직 반영되지 않았고, 고객 수에서 평소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자영주유소 직원)

“기름값이 15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평소보다 확실히 주유하려는 차량이 늘었습니다.” (직영주유소 직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정책을 본격 시행한 첫날인 6일, 전국 ‘직영주유소(정유사 운영)’와 ‘자영주유소(개인 운영)’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유류세 인하분(15%)을 즉각 적용한 직영주유소는 주유하려는 차량들로 문정성시를 이룬 반면, 아직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은 자영주유소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전체 주유소 중 자영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인 점을 감안했을 때, 소비자들이 누린 실질적인 혜택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서울 시내에는 직영주유소를 중심으로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1500원대 주유소가 속출했다. 서울 양천구 소재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677원서 1554원으로 123원 낮췄다. 서울 서초구 에쓰오일 직영주유소 역시 1722원에서 1599원으로 123원 내렸다. 이외 서울 강동구 GS칼텍스 직영주유소는 1707원에서 1584원으로, 서울 강북구 현대오일뱅크 직영주유소는 1679원에서 1556원으로 각각 123원 휘발유 가격을 낮췄다. 정부가 제시한 리터당 123원의 인하효과를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이는 곧 고객의 발길을 잡아끄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직영주유소서 근무 중인 직원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평소보다 주유 고객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눈에 익은 단골 고객들은 물론, 처음 보는 고객들도 여럿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영주유소는 한산한 흐름을 이어갔다. 대다수의 자영주유소가 세금이 인하되기 전에 미리 구입해둔 ‘재고’ 소진을 이유로, 유류세 인하분을 즉각 반영하지 않은 여파다. 같은 지역에 근무 중인 한 자영주유소 직원은 “보통휘발유의 리터(L)당 가격은 전날과 동일한 상태”라며 “고객 수는 평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주유소 시장(1만1500여곳)서 자영주유소의 비중은 90%(1만350여곳)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기 위해선 자영주유소의 재고 소진 기간인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 자영주유소를 찾은 한 고객은 “(기름값을) 올릴 때는 1시간도 안돼서 올리고 내릴 때는 며칠이 걸리는 건 논리가 맞지 않는다”며 “향후 가격을 올려야하는 상황이 오면, 그 때도 제고를 감안해서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류세 인하가 100% 반영될 경우 지난달 다섯째 주 전국평균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1690원에서 1567원으로 7.2%, 경유는 리터당 1495원에서 1408원으로 5.8% 각각 하락하게 된다. 유류세가 휘발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2%, 경유는 4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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