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최근 대구 평리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곳은 총 공사금액이 1342억원에 달하는 사업지다.
SM경남기업은 지난달 경기 파주 금촌2동2지구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작년 1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종결 이후 첫 정비사업 수주다. 업계에선 SM경남기업이 지주공동사업과 지역주택조합사업, 정비사업 등 민간 수주 다변화를 통해 올해 목표인 450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도 최근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10일 예정공사비 4378억원 규모의 종로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시공권을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 상반기 사업비 3300억원 규모 대구 신암1구역과 953억원 규모 부산 새연산아파트 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 시공권을 수주한 바 있다.
호반건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에 가까운 수주실적을 올렸다. 호반건설은 올해 △대구 내당동 △서울 개봉5구역 △용산국제빌딩주변5구역 △경기 군포10구역 △남양주 지금·도농6-2구역 등 5곳을 수주했으며, 공사금액 기준으로 수주실적은 9842억원이다.
이밖에 계룡건설산업과 제일건설은 각각 성북구 보문2구역(약 837억원)과 동선2구역(약 608억원) 사업권을 따내는 등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첫 진입하며 향후 활발한 수주 활동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 수주 가뭄을 예상한 발빠른 대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부가 사실상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면서 주택사업의 기회가 줄어들자,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정비사업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다만 가격경쟁력이 강점인 중견사들이 과열 경쟁을 펼칠 경우 적자 시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견사 한 관계자는 "택지지구에서 쌓은 시공 노하우와 인지도를 통해 정비사업 시장에 진출하려는 건설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지방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지난친 경쟁으로 낮은 가격에 수주할 경우 적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