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차세대 반도체 기술확보를 위해 대형 예산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및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연이어 방문해 "정부는 민간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단일품목 최초로 수출 100조원(979억 달러)을 돌파했고, 올해는 1250억달러 수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자율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경쟁국의 추격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가격이 조정상태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마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백 장관은 이와 같은 위협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난 2월 발표한 ‘반도체산업 발전전략’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3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우선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수성을 위해 미세화 한계에 도달한 D램, 낸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자와 소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팹리스 시스템온칩(SoC) 설계와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공정 연계강화를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산업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8일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오는 31일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개소한다.
백 장관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생산라인 국내 유치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 국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에어프로덕트, 네덜란드 ASML, 미국 AMAT, 일본 TEL 등 세계 유명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개편하고 입지·환경 규제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7일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 결정 등 기업들의 국내 투자 노력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본사에 201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2020년까지 3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생산 라인 M16을 건립한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발생할 경제적 파급 효과로 80조2000억원의 생산 유발과 34만8000명의 고용창출 등이 기대된다.
백 장관은 또한 SK하이닉스가 경영성과를 협력사와 함께 나누기 위해 진행 중인 성능평가 지원, 공동기술 개발, 자금지원, 기술교육 등의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는 2015년 이후 30조원 규모로진행 중인 투자현황과 계획에 대해 듣고 삼성전자가 향후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백 장관은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초 5세대 낸드플래시 양산 및 7나노미터급 파운드리 공정 가동 등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주길 바란다"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후방산업 육성을 위한 대기업의 성능평가 지원 등 상생 협력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백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향후 반도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민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1위를 유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