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기 들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지막 해외 순방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해 16조원 이상의 대규모 차관 제공을 약속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4일 양국간 정상회담 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다양한 협력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중국은 147억 달러(약 16조5000억원) 규모의 차관을 투입해 남아공의 기초시설 건설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양국은 경제, 과학, 농업, 금융 등 모든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신흥국인 남아공 입장에서 중국의 차관은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지난해 1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남아공 전력공사 에스콤(Eskom)은 중국 국가개발은행의 자금지원으로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났고, 국영 물류기업인 트랜스넷(Transnet)도 중국 공상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최근 경영을 다시 시작했다.
올 들어 고조된 미·중 무역갈등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절실한 중국은 이번 해외순방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섭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시작으로 세네갈, 르완다를 방문한 시 주석은 UAE와 세네갈로부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공동 대응과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르완다와는 15개 분야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항, 도로, 병원 등 기초 인프라 건설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공동체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닦은 시 주석은 오는 25일 남아공에서 개최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조하고 27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