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수로 지정된 수원 영통구 단오어린이공원 내 느티나무가 지난 26일 강풍에 쓰러졌다. 영통구 느티나무는 강한 바람을 버텨내지 못하고 나무 밑동 부분부터 찢기듯 부러졌다.
나무 높이 3m 부분에 자리한 큰 가지 4개가 원줄기 내부 동공(洞空)으로 인해 힘을 받지 못하고 바람에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염 시장은 이어 “전문가들과 함께 복원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보존 방안을 강구하라”며 “영통청명단오제 위원 등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후 수습방안을 마련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수원시는 사고 직후 지역 주민과 함께 느티나무를 위로하는 제(祭)를 올리고, 주민 안전을 위해 부러진 가지 등 잔해 수거에 나섰다. 밑동의 부러진 날카로운 부분도 당일 내 다듬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계획이다.
시는 쓰러진 느티나무 밑동은 보존할 계획이다. 밑동 주변에 움트고 있는 맹아(萌芽)를 활용하는 방안과 후계목을 육성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느티나무 복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나무병원 전문가 자문과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또 시에 있는 나머지 보호수 23주에 대해서도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령(樹齡)이 500년 이상인 영통구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 높이가 33.4m, 흉고(胸高)둘레는 4.8m에 이른다.
1790년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또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이 있다.
영통동 주민들은 매년 단오에 나무 주변에서 ‘영통청명단오제’를 열고 있다. 축제는 청명산 약수터에서 지내는 ‘산신제’로 시작돼 느티나무 앞 ‘당산제’로 이어진다.
영통구 느티나무는 2017년 5월 ‘대한민국 보호수 100選(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는 1만3800여 주의 보호수가 있다. 기존 수원시 소재 보호수는 24주였는데, 이번 사고로 23주로 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