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인민무력상을 박영식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성 제1부상으로, 리명수 군 총참모장은 리영길 총참모부 제1부총창모장으로 교체했다고 고위 정보 당국자가 3일 확인했다.
북한군은 △군을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총정치국 △전투를 담당하는 총참모부 △보급과 인사를 맡는 인민무력성으로 나뉘어 있는데, 북한이 군의 전 부문 수장을 바꾼 셈이다.
북한군 간부에 대한 인사·검열·통제권을 갖는 총정치국장은 북한 권력서열 5위 안에 들어간다.
김정은 체제로 바뀐 뒤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최룡해-황병서-김정각에 이어 김수길로 바뀌었다. 전임자인 김정각은 올해 2월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가 4개월 만에 교체됐다.
김수길은 14일부터 평양시 당위원장 자격으로 '노동당 친선 참관단'에 포함돼 중국을 방문하고 24일 귀국, 돌아오자마자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김수길은 원래 군 출신이다. 총정치국에서 오래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과 가까운 인물이기도 하다.
2013년 최룡해 당시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번에 교체된 것으로 알려지는 노광철은 온건파로 △인민군 상장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을 지냈다.
리영길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 위원, 인민군 상장, 인민군 대장 등을 거쳤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군부의 강성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한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외신들은 북한 군 수뇌부 교체 사실을 전하며, 미국 관리들은 북한 군부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군부의 불만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로 핵 포기를 최종 결정할 경우, 군부내 강경파가 불만을 가질 수 있어 사전에 군부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보 당국자는 "김정은이 군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번 인사는) 김정은 사람을 중심으로 군부를 교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과거는 핵·경제 병진노선 시대이고, 지금은 사회주의 경제건설 시대"라며 "사회주의 경제건설 시대에 맞는 사람으로 인사 개편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다른 점은 젊은 피 수혈이라는 것이다.
리영길 신임 총참모장은 올해 63세로 전임자인 리명수 전 총참모장보다 21살이나 젊다. 신임 김수길 총정치국장(68)과 노광철 인민무력상(62)도 모두 60대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인민군 수뇌부 3인방을 모두 교체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례적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군 총정치국장이 김수길로 바뀐 것은 확인됐지만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은 (교체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모두 한꺼번에 교체했다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체 배경과 관련, 지난달 18일 북한이 보도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