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자녀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효성그룹측은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오는 7월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조석래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작년 한해 동안 총 16만3598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13.80%에서 14.27%로 0.47%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에는 조 회장의 장녀 조인영씨와 차녀 조인서씨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각각 390주씩을 장내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조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경영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준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총 37.81%로 향후 조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를 감안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자기주식 184만주(5.2%)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약 43%에 이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해소되고 기업가치가 재평가 받게 될 것"이라며 "조 회장의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효성그룹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가결되면 오는 6월 1일 분할이 이뤄지고 7월 13일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된다.
㈜효성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효성 내에 있던 사업부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나뉜다. 지주회사인 ㈜효성은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담당한다.
효성티앤씨는 섬유·무역 부문을, 효성중공업은 중공업·건설 부문을, 효성첨단소재는 산업 자재 부문을, 효성화학은 화학 부문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효성의 국내외 계열사는 사업 연관성에 따라 신설되는 회사가 승계한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7월 신규상장시 흥행 성패는 2분기 실적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가 글로벌 톱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주가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효성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되면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효성그룹은 최근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의 대표위원도 사외이사로 변경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최근 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지주회사 체제를 차질없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