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북·미 대화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현재 북핵 문제 해결이 중대한 기회를 맞이한만큼 이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가 8일 게재한 '북·미 협상 어려움 커졌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제하의 사평에서다.
신문은 사평에서 우리나라 방북 특사단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북한의 미국과 비핵화 협상 용인, 북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해 등의 내용이 담긴 방북성과를 발표한지 24시간이 지난 7일 오후까지 북한은 한국측 발표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미국의 긍정적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열렬히 반응하는 반면 미국의 반응이 차가우면 추후 협상에서 북한의 지위가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평은 "남북관계 개선은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는데 좀처럼 얻기 힘든 계기를 제공했다"며 "하지만 이 계기를 잡아 한반도 정세의 진정한 역전을 실현하는 것은 매우 쉽지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협상을 추진해 진전을 이루는 게 십여년 전 6자 회담을 막 개시할 때보다 더 어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북한과 미국 모두 자신감이 넘쳐있다고 사평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협상테이블 복귀는 미국이 주도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대북 압박 수준을 높이는 것만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여기고 있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도 이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만큼 6자회담 때보다 더 강력한 협상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평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북·미 양국은 과거 6자회담때보다 서로간의 신뢰가 더 없어진 상황이라고 사평은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복귀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 대북제재 압박을 낮추려는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으며, 북한으로서도 미국이 또 다시 예전처럼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과거 6자회담이 개시됐던 2003년 북·중관계는 비교적 좋았지만 지금은 침체기인 것도 협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사평은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아직 핵 개발을 완성하지 않았던 과거엔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이 협상의 목표였지만 지금은 북한이 이미 가지고 있는 핵탄두를 포기하게 해야하는만큼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사평은 "하지만 협상의 난도가 얼마나 높든지간에 평화적 북핵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제로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평은 "대국간 전략적 힘겨루기할 필요가 없는만큼 북한에게 핵무기는 '기본사양'이 아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것은 한반도의 특수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북한에 국가안보와 체제보장의 위기감만 없애주면 핵 포기는 이론적으로 협상 가능한 것이라고 사평은 설명했다.
사평은 "정치적 협상에 있어서 양측이 처음부터 '매우 진심으로' 임하긴 어렵다"며 "이익 교차점을 발견하고 확인해 양자가 해결안을 찾아가며 타협하는 게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진심이 아닌 이성과 냉철함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