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 장르에 맞춰 연출하는 스피치 스타일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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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고운 강사]

흔히 옷을 잘 입는 멋쟁이 친구에게 “너는 스타일이 정말 좋아!”라고 칭찬을 하곤 한다. 그처럼 우리 말하기에도 일종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글쓰기에도 건조체, 간결체, 우유체 등의 ‘문체’가 존재하듯이 말이다.

방송으로 치면 한명의 MC가 프로그램 진행 성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 톤을 달리 연출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더욱 느낌이 와 닿는다. 이렇듯 스피치 스타일을 연출할 때에는 목적에 따라 격식 있게, 때로는 친근하게, 혹은 이 둘의 중간쯤에 속하는 표현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참 흥미롭지 않은가? 말하기 기법에 따라 재즈와 같이 우아함이 생기기도 하고, 힙합과도 같이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때로 스피치 공부에 재미를 더한다.

하루는 유투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고 싶은데, 시사 방송을 했던 여파로 말투가 조금 딱딱해졌다고 하소연을 하는 방송인 동생을 만났다. 본래 방송을 해 온 친구라선지 한번 굳어진 스타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친구가 가진 본래 성향이 차분하기도 했기 때문에 ‘진지녀’의 색채가 짙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향이나 말투는 격식체인데, 하고 싶은 일은 친근함의 끝판왕이 돼야 하는 유투버라니! 

필자는 급기야 스피치 장르를 바꾸려는 후배를 코칭하기에 이르렀다. 우선 인기 유투버들의 말하기 스타일을 분석한 뒤 코칭 교안을 만들었다. 대부분 유투버들은 비격식체에 능한 모습이었는데, 간혹 욕설이나 언어를 파괴하는 수준의 말을 계속 쏟아내는 유투버도 있었다. 그런 방식은 호불호를 가르는 시청자 편중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위가 조절된 비격식체로써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비격식체가 친근하다
언어 스타일은 상황에 따라 격식체와 비격식체로 나뉠 수 있다. 주로 그 스타일이 어떠한 상황에서 자주 쓰이느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유투브는 흡사 블로거를 영상으로써 만나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마치 친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느낌으로 비격식체를 사용하는 것이 어울린다. 호칭마저도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 애칭을 주로 쓰지 않는가? 만약 비즈니스와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하는 격식체를 사용했다가는 딱딱함으로 외면당하고야 만다. 물론, 일부러 딱딱한 말투로 콘셉트를 잡아 웃음을 유발하는 사례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전략이 먹혔을 때의 이야기다.

 

[사진=버터플라이]

쉽고 트렌디한 단어가 친근하다
유투브는 시청자의 속성이 1020 세대에 가깝고, 개인이 운영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대화처럼 말이 쉽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더군다나 시청자를 3분~5분 이내로 강하게 몰입시켜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유투브 콘텐츠에는 대체로 친근체가 잘 어울리는 편이다.

유투브나 SNS와 같은 1인미디어 소통에서 친근함을 주기 위해서는 주로 한글로 이뤄진 단어, 유행어, 쉽게 풀어쓸 수 있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친근한 소통에 효과적이다.

‘형언할 수 없는’ ‘무지몽매한’ ‘심심한 사의’와 같이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격식체는 친근함을 방해한다. 어렵기도 하고 한자어로 구성된 단어는 글이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연설문에서나 쓰는 것이 좋다.

단, 너무 유치하고 조악하다는 느낌이 들 때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때도 있다. 어린아이와 같이 “~욤”, “~용”과 같은 통상적이지 않은 어미처리나 청소년들 사이 유행인 ‘급식체’를 너무 과하게 사용하는 모습은 비호감이 될 수 있다.

넘치는 것은 모자람과도 같다는 과유불급의 원리는 스피치에서도 유효하다. 말하기의 목적이 바뀔지라도 과한 개성이 기본을 앞지르지 않도록 항상 유의하자.

/글=이고운 강사 #1인1책 #스피치컨설턴트 #스피치코치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지켄트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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