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해킹사고 빈발…사이버 보험 준비 상태는?

2018-02-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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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손보사 상품 개발 걸음마 단계

 
최근 가상화폐 해킹사고 등이 빈발하면서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사이버 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손해보험사의 사이버 보험 상품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글로벌 보험사에 국내 사이버 보험 시장을 송두리째 뺏길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에 수사관을 투입해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이행 관련 자료 등을 압수했다. 빗썸은 지난해 2건의 해킹 공격을 당해 그동안 수집한 이용자 정보 등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580억엔 상당(5648억원 규모)의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코인체크 측은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약속했으나 피해 규모를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 같은 해킹 사건이 빈발하면서 사이버 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사이버 보험은 인터넷 네트워크 관련 사고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최근 해킹과 랜섬웨어 등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빈번해지면서 필요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보험사 로이드는 지난해 사이버 범죄로 발생된 손실 규모를 약 2조1000억달러(한화 2412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지난 2016년 기업 경영에 위협을 주는 요인에 대한 설문 결과 사이버 리스크가 3위(28%)에 올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KT, 2014년 신용카드 3사 등에서 해킹에 의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손실액이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사고 탓에 보험·IT전문가들은 조만간 사이버 보험에 대한 국내 기업의 니즈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이 사이버 보험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놓지 않는다면 갑작스레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글로벌 보험사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현대해상, DB손보, 흥국화재 등 일부 손보사가 사이버 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나 대부분 상품이 개인정보 유출과 이로 인한 피해 보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글로벌 보험사는 기업의 보안환경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연구기관 관계자는 "국내 사이버 보험 시장 규모와 상품을 미국 등과 비교하면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라며 "글로벌 보험사는 실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상품을 판매하는데 반해 국내 보험사는 아직 일반적인 요율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사이버 보험을 개발해 출시할 좋은 기회"라며 "사이버 보안 관련 사건사고가 빈번한 한국에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면 역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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