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2일 볼로냐에서 총선 공약을 공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다른 정당이 비현실적인 선심성 공약을 내놓은 것과 달리 민주당은 이탈리아를 위한 100개의 작지만 구체적이고 달성가능한 목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공약에는 만 3세까지의 유아를 둔 가정에 매월 400유로의 양육 수당 지급, 만 18세까지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 월 240유로, 만 26세까지는 월 80유로의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연간 비용은 약 100억유로로 추산된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렌치 전 총리는 "이런 방안은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공약인데 비해, 제1야당인 오성운동이 추진하는 '기본 소득'은 기업체로 하여금 근로자들을 해고하고, 고용하지 않을 구실을 주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매월 약 500유로 수준인 연금 최저 수령액을 최소 20년 이상 연금기여금을 납부한 조건 아래 750유로로 올리는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밖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향후 10년 간 100% 수준으로 낮추고, 재정적자를 3% 이내로 유지할 것을 규정한 유럽연합(EU)의 지침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렌치 전 총리는 유로존 재정 조달을 위한 공동 채권 발행, 유럽 주민들의 직접 투표를 통한 EU 집행위원장 선출, 난민 수용에 미온적인 헝가리, 폴란드 등에 대한 EU 지원금 중단 등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렌치 전 총리의 독선적 리더십에 반기를 든 인사가 잇달아 탈당하면서 좌파 진영이 분열된 탓에 지지율이 23% 안팎에 머물고 있어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단일 정당으로는 현재 오성운동 지지율이 28%로 가장 높으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한 우파연합의 합계 지지율이 37%에 달해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파연합도 독자적으로 정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하한선으로 인식되는 득표율인 40%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측돼 총선 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와 렌치 전 총리의 민주당이 손을 잡는 대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I는 총선 공약으로 최소 연금 수령액을 1000유로로 올리고,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23% 일률 세율로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