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점유율 1위인 롯데면세점이 베트남 현지에서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30일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올해는 해외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베트남에서 현지 (점유율) 1위가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신규면세점 가세로, 롯데면세점의 국내 순익과 점유율 등이 줄어든 상황에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31일 확보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6년 48.6%에서 41.9%로 크게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 3월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 직격탄을 맞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매출이 40% 이상 줄어드는 등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유커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 지난해 연간 매출은 그나마 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면세점의 핵심인 서울 소공 본점 매출은 3조1619억원을 기록, 2년 연속 3조원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점(제1터미널) 매출이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줄어 1조1209억원을 기록했고 부산, 제주, 코엑스, 김포공항점도 모두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면세시장에서 더 이상 1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일본 도쿄긴자점과 간사이공항점, 괌공항점, 자카르타점 등을 비롯해 앞서 2016년 오픈한 태국 시내면세점 등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다낭공항점 오픈 직후 같은 달엔 나트랑공항점의 단독 운영권까지 확보, 올 상반기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등 베트남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다낭공항점의 연 매출은 300억원, 향후 10년간 나트랑공항점의 매출도 약 7000억원으로 잡을 만큼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베트남은 실제로 한국 면세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태국만 해도 왕족기업인 ‘킹 파워’가 사실상 독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어 확장성이 어렵다. 반면 베트남의 경우,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크고 태국처럼 독과점 면세기업도 없어 진입이 용이하다. 롯데면세점은 특히 다수의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베트남은 내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지이자 현지인들에게 롯데가 세련된 면세점으로 각인되고 있어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1호점인 다낭공항점은 진출 첫해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상반기 나트랑공항점 개장에 이어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시내면세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베트남 현지 1위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